소아에서 발생한 급성 혼동편두통 1례
Pediatric Acute Confusional Migr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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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cute confusional migraine (ACM) is a rare type of migraine variant. It is primary seen in adolescent with migraine history. The specific symptom is an acute confusional mental change after acute onset headache. Symptoms include decreased alertness, disorientation, speech disturbance, agitation, difficulty in recognizing family and familiar locations, and amnesia. Patients mainly visit to emergency department due to acute mental problems. But there are no specific findings in neuroradiologic examinations and laboratory tests in ACM patients. And ACM is not widely known disease to physicians. So it takes long time to exclude other disorders and dysfunctions until to reach the diagnosis. Patient’s history of migraine, family history, and spontaneous relief of symptoms after deep sleep without medication can be helpful in diagnosis. We experienced a rare case of ACM of 13-year-old male patient, therefore we report the case with literature review.
Introduction
급성 혼동편두통(acute confusional migraine, ACM)은 편두통 이후에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혼동, 초조, 불안, 지남력 상실, 구음장애, 기억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1-4]. 급성 혼동편두통은 드문 질환으로 주로 편두통 과거력이 있는 소아나 청소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아에서 더 흔하다[5].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수 시간에서 24시간 이내에 자연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며, 깊은 수면 후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6].
급성 혼동편두통은 아직까지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으며, 배제진단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의식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척수염, 경련, 약물, 두부외상, 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종양 등을 감별하여야 하며, 이로 인해 많은 검사가 시행되고, 진단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7,8].
급성 혼동편두통은 관련 문헌과 선행연구가 적고 국내에는 거의 보고 사례가 드물다. 저자들은 기억장애와 지남력 상실을 보인 급성 혼동편두통 1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Case Report
13세 남자가 당일 오전 발생한 심한 두통, 구토, 안절부절못함을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하였다. 환자는 오전에 정상 등교하였으며, 내원 3시간전 갑자기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울음을 보였고 학교 보건실에서 안정을 취하던 중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의 활력 징후는 혈압 130/90 mmHg, 체온 36.2℃, 맥박수 80회/분, 호흡수 20회/분이었으며 혈당치는 110 mg/dL이었다. 의식은 명료 하였으나 본인의 이름, 학교, 학년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학교 이름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였을 때, “오늘 아침에는 머리가 안 아팠는데 수업 듣는 중에 갑자기 아팠어요.”라고 대답하였다. “이름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였을 때 환자는 “내 이름이 뭐냐면….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라고 대답하였다. 간단한 질문을 반복하여도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횡설수설하고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자는 전두엽 부위의 두통과 구역감을 호소하였으며, 두통 강도는 Wong-Baker 통증척도에서 9점으로 높았다. 뇌신경검사 상 시력장애나 시야 결손은 없었고, 동공 크기와 동공 반사도 정상이었다. 안면 감각의 이상은 없었고, 팔다리의 감각 이상도 없었다. 근력은 상하지 양측 모두 MRC grade V로 정상이었다. 심부건반사는 상하지 모두 정상이었으며, 병적 반사는 없었다. 경부 강직은 없었으며, Kernig 징후와 Brudzinski 징후는 모두 음성이었다. 두부 외상의 병력 및 흔적도 없었다.
환자는 약물 복용력이 없었고, 최근에 감기를 앓았거나 감염 증상을 보인 적도 없으며, 수개월간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였다고 하였다. 환자는 과거력 상 평소 월 1-2회 정도의 두통이 있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4개월 전에는 평소보다 심한 두통이 있었으며, 진통제를 복용하였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고 다음날 호전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두통 이외의 증상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고 하였다. 환자가 최근 스트레스는 많이 받은 편이라고 하였고, 가족력 상 환자의 어머니가 편두통을 앓고 있었다.
내원 당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1,300/μL (호중구 41.9%, 림프구 48.2%), 혈색소 15.4 g/dL, 혈소판 355,000/μL으로 정상소견을 보였다. C반응성 단백질은 0.12 mg/dL, 적혈구침강속도는 14 mm/hr로 모두 정상 수치를 보였고 감염의 소견도 보이지 않았다. 생화학검사 상 총 단백 7.8 g/dL, 알부민 5.0 g/dL,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달효소 30 IU/L,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 17 IU/L, 혈액요소질소 17.4 mg/dL, 크레아티닌 0.67 mg/dL으로 모두 정상 범위였고, 전해질검사도 Na+ 140 mEq/L, K+ 3.7 mEq/L, Cl- 102 mEq/L으로 정상이었다. 소변검사 결과도 정상이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고, 심전도는 정상동리듬으로 이상 소견이 없었다. 뇌자기공명영상 검사는 환자가 초조, 흥분된 모습으로 협조가 어려워 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다.
뇌척수액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환자는 최근 감염력이나 발열이 없으며, 검사실 소견 상 감염을 시사하는 특이 소견이 없었고, 수막자극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뇌수막염의 임상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협조가 어려워 검사 실시의 위험성이 높았다.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통증 완화를 위해 diclofenac을 정맥 투여하였고, 내원 6시간 후부터 두통은 Wong-Baker 통증척도 6점으로 다소 호전되는 양상이었다. 환자는 입원하여 경과 관찰을 시행하였으며, 입원 다음날 깊은 수면을 취하고 깨어난 이후에는 지남력을 회복하면서 이름, 학교, 학년을 기억해낼 수 있었다. 의식은 뚜렷하였고, 두통도 Wong-Baker 통증척도 3점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입원 2일째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 검사 및 자기공명 혈관 조영 검사상 이상 소견은 없었고, 뇌파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척수액검사는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입원 3일째 환자는 두통 없이 건강한 상태로 퇴원하였다. 퇴원 시 편두통 치료 목적으로 acetaminophen, dichloralphenazole, isometheptene mucate 복합제제를 처방하였다.
이후 외래 추적관찰에서 환자는 편두통 예방약으로 amitriptyline 투여를 지속하였으며, 간헐적으로 월 1~2회 정도의 가벼운 두통이 있었으나, 혼동 증상의 재발은 없었다.
Discussion
편두통에 동반되는 혼동 및 의식장애 증상은 Gascon과 Barlow가 1970년에 최초로 4명의 아동에서 발생 사례를 보고하였고[9], 1978년 Ehyai와 Fenichel이 급성 혼동편두통으로 명명하였다[10]. 급성 혼동편두통은 이형편두통(migraine variant)의 한 종류로 추정되는 질환으로[11], 주요 증상은 편두통에 동반되거나 뒤따르는 급성 혼동, 초조, 지남력 상실이며, 구음장애, 기억장애, 운동 이상, 감각 이상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1-4]. 환자는 평소 친숙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가족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일 수 있고, 회복된 후 혼동이 발생한 기간에 대한 일시적인 기억상실이 있을 수 있다[5].
급성 혼동편두통의 유병률은 소아 편두통 인구의 0.45-7.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11]. 1970년부터 2016년까지 보고된 급성 혼동편두통 환자 120명을 검토한 연구에서 120명의 환자 중 75%가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였으며, 남성(57%)이 조금 더 많았다[5]. 여러 연구에 걸쳐 성인보다 미성년자에서 더 발생률이 높다는 일치된 결과가 보고되었으나, 그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7].
환자의 54%에서 편두통 과거력이 있었으며 편두통 가족력은 62%의 환자에서 발견되었다. 27%의 환자는 두부외상 과거력이 있었으며, 두부외상에 의한 이차성 급성 혼동편두통의 가능성도 주장되었다[5].
혼동 상태의 지속시간은 15분에서 72시간까지 다양하나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호전되었다[6]. 혼동 증상의 말미에는 환자들이 졸려 하거나 잠이 드는 경향이 있었다. 16%의 환자는 특별한 치료없이 깊은 수면(NREM stage 3,4) 후 깨어나면서 혼동 증상이 소실되고 정상적인 의식 상태로 돌아왔다[5]. 종단연구의 부족으로 장기 예후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5], 일부 연구에서는 25%의 환자에서 재발한 것으로 보고되었다[6].
급성 혼동편두통은 특별한 진단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갑작스러운 혼동과 의식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이 배제되어야 진단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두통에 뒤따르는 갑작스러운 의식장애로 응급실을 통해 내원하는 편이며, 증상과 관련해 뇌척수염, 경련, 약물, 두부외상, 저혈당, 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종양 등이 우선 감별 되어야 한다. 응급실에서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다양한 검사가 시행되나 뚜렷한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고, 급성 혼동편두통이 잘 알려진 질환이 아니므로 진단이 지연되거나 과소 진단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급성 혼동편두통은 응급실에서 진단되지 않고, 입원 후 증상이 호전된 다음에야 진단되는 사례가 많았다[7]. 편두통 과거력과 편두통 가족력은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고, 특별한 치료없이 숙면을 취한 후에 자발적으로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도 급성 혼동편두통의 가능성이 있다.
급성 혼동편두통의 발생 기전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편두통 조짐(aura)의 병태생리 가설인 대뇌겉질 확산성 억제(cortical spreading depression, CSD)가 급성 혼동편두통의 발생과도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1,2,12]. 스트레스, 외상 등의 유발 원인에 의해 대뇌겉질의 국소영역에서 CSD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대뇌겉질의 신경세포 흥분과 뒤따르는 억제가 대뇌겉질을 타고 확산되어 일정 시간 동안 지속된다. 이와 함께 두개내 혈관의 확장과 이에 뒤따르는 수축, 저관류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시각 조짐, 감각 조짐 또는 언어 장애 등의 증상이 일시적이고 완전 가역적(fully reversible)으로 발생할 수 있다. CSD가 측두엽의 기저부(temporo-basal region)나 중뇌(midbrain) 부위로 확산될 경우 급성 혼동편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지만 증거는 제한적이다[2].
대부분의 환자에서 혈액검사 상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척수액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뇌파검사에서는 일부 급성 혼동편두통 환자에서 광범위 서파 또는 전두엽, 후두엽에 국한된 서파 소견을 보였으며, 증상 호전 후 뇌파는 정상화되었다[2]. 본 증례에서 내원 첫날에는 환자가 협조가 되지 않아 뇌파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으며, 증상이 호전된 입원 2일째 뇌파검사를 시행하여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뇌혈관조영술(MR angiography)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후대뇌동맥의 가역적인 혈관 수축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으며[13], 증상 시 시행한 단일양자방출전산화단층촬영술(SPECT)에서 측두엽과 좌측 뇌들보팽대(splenium of the corpus callosum)에서 저관류가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14].
급성 혼동편두통에 대한 정립된 표준 치료는 없다. 급성 혼동편두통을 치료한 의사들은 대부분 진통제나 편두통 치료약을 사용하여 치료하였으며, 특별한 치료없이 자발 회복된 사례도 많았다. 편두통 치료 및 예방약으로 triptan, sodium valproate, propranolol 등이 효과가 있었으며[13,15,16], 응급실에서 증상이 심한 경우 valproic acid 정맥 주사가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13,17]. Topiramate, valproic acid, propranolol 등의 예방적 사용은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5]. 본 증례에서는 응급실에서 diclofenac 정맥 투여를 통해 두통 증상의 완화가 가능하였으므로, valproic acid는 투여하지 않았다.
급성 혼동편두통은 편두통 진단 분류인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3, ICHD-3)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임상의들에게 잘 알려진 질환이 아니므로 과소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급성 혼동편두통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적절한 진단 기준이 마련되고, 조기진단이 가능해진다면, 급성 혼동편두통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Summary
소아나 청소년에서 편두통 증상 이후에 갑작스러운 혼동과 초조, 구음장애, 기억장애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 편두통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른 원인 질환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 급성 혼동편두통을 고려하여야 한다. 저자들은 편두통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급성 혼동편두통 1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All authors declare no conflicts-of-interest related to this article.